‘이 진료과목은 이 병원이 최고’라는 확실한 이미지메이킹을 토대로, 대전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스타의사를 키우는 것이 비슷비슷한 시설규모와 진료과목을 가진 병원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지역 병원가도 뛰어난 의술을 갖춘 명의를 스카우트 하는 것은 물론 서울 못지 않은 최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최근 신개념 암치료기인 ‘토모테라피’를 도입한 충남대병원은 물론, 지난 2007년 4월 동북아시아 최초로 로봇 사이버나이프를 가동한 건양대병원, 무혈 뇌수술을 할 수 있는 감마나이프가 있는 을지대병원 등 병원마다 한 대에 수 억에서 수 십 억원에 호가하는 첨단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대전지역의 병·의원 수는 2000여 개 가까이 된다. 서울을 제외한 부산과, 대구, 인천 등 5대 광역시와 비교해 봤을 때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대전지역 환자의 지역 병원에 대한 믿음은 타지역보다 현저히 낮다. 대전이 아닌 타 지역에서 진료를 받기위해 떠나는 환자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소재 의료기관에 지급한 건강보험 총진료비가 34.5%에 육박한다. 이는 각 지방환자들이 서울 지역 병원에서 쓴 비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2008년도 서울소재 의료기관의 총 진료수입이 6조9399억원으로, 이 중 36.2%인 2조5111억원이 지방환자가 부담한 금액인 셈이다. 조사자료에 의하면 대전 지역민의 관내 병원 의료이용률은 부산이나 대구 등에 타 광역시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역 의료기관이 아닌, 서울 혹은 대구 등 다른 지역 의료기관을 많이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통비와 치료비, 이동시간 등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서울 지역 병원으로 가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지역 의료계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서’다. 여기에 지역 의료계에 대한 불신도 한몫을 한다. 아직까지 서울 지역에 비해 낙후됐을 거라는 고정관념이 자꾸 발길을 다른 지역으로 향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제는 아픈 몸을 이끌고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다. 지역민 사이에서 ‘대전성모병원의 ○○과목 진료는 최고야’, ‘선병원은 △△의사가 국내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지’…. 지역 병·의원에 신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앞으로 ‘H+’는 건강과 의료 관련 심층 기사와 알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금, 주변에 혹시 서울로 건강검진 받으러 간다고 으스대는 사람은 없는가? 그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아직도, (병원) 서울로 가십니까?” ◇‘전문질환센터와 토모테라피’ 지역 유일의 국립병원인 충남대병원은 최근 전문질환센터를 속속 운영 및 건립 중으로 의료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MD-CT 등 첨단 장비를 갖춘 대전지역암센터와 노인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 재활치료를 시행하는 대전지역노인보건의료센터, 지난해 지역거점병원으로 선정된 류머티스 및 퇴행성관절염센터, 장애인에게 질높은 재활의료서비스를 위한 대전권역재활병원 등이 그것이다. 첨단장비 중에서는 MRI 3.0 테슬러와 토모테라피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MRI 3.0테슬러 장비는 현존하는 MRI 장비 중 가장 뛰어난 정밀도를 보여주는 최첨단 장비로 움직이는 장기에 대한 촬영이 가능하기도 하다. 토모테라피(Tomotherapy)는 방사선치료기와 전산화단층촬영이 가능한 CT (Computerized Tomography)를 결합한 최첨단 방사선치료 장비로 충남대병원은 올해 첫 선을 보였다. 정상조직에는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조직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최신 방사선치료기로 종양의 위치가 유동적인 전립선암이나 장기 손상이 우려되는 뇌 및 척추 관련 종양 환자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무혈뇌수술 가능케한 감마나이프’ 을지대병원이 도입한 무혈 뇌수술을 가능케하는 감마나이프 수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전신마취 없이 감마선을 사용하여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사선 수술법이다. 수술 후 감염이나 출혈 등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시켜 환자의 수술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치료법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직접 개복하지 않아도 약1cm에 불과한 관을 삽입해 얻어지는 영상을 보면서 하는 수술을 복강경 수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몸의 깊은 곳에 대한 한계가 있었다면, 다빈치 로봇수술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또 을지대학병원이 국내 세 번째로 도입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방사선 암 치료 장비로 평가받는 ‘일렉타 VMAT’는 최첨단 방사선 기술을 결합한 ‘암 치료의 결정체’로 통하기도 한다. ◇최첨단 방사선 수술장비 ‘로봇 사이버나이프’ 건양대병원이 2007년 4월 동북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로봇 사이버나이프는 신체장기 움직임을 추적하는 시스템, 척추 암 자동추적 시스템 등을 갖춘 4세대 사이버나이프이다. 이런 추적시스템은 수술이 불가능한 신체 깊숙한 곳에 발병한 질환치료가 가능하다는데 장점이 있다. 방사선을 쪼이는 장치인 선형가속기를 소형·경량화 해 로봇팔에 장착시킨 후 영상유도 기술을 이용, 실시간으로 종양을 추적하면서 방사선으로 치료하도록 고안된 첨단기계이다. 신체 어느 부위라도 안전하게 방사선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방사선 수술장비로 실시간 영상유도 기술, NASA의 우주항법기술, 컴퓨터, 로봇팔 등의 최첨단 기술이 융합됐다. ◇‘중부권 최초로 도입한 방사선 치료기, 다엽콜리메이터’ 대전성모병원은 중부권 최초로 여러 특수방사선치료 수행을 위한 핵심장치인 최신형 다엽콜리메이터(160 MLC)를 서울성모병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도입했다. MLC로 불리는 다엽콜리메이터는 방사선이 인체 내에 조사되는 모양을 치료설계에 따라 컴퓨터로 자동조절돼 만들어 주는 장치로 조사범위가 정밀해짐에 따라 기존의 2배 이상으로 주변의 정상조직이 받는 방사선은 최소로 줄이면서 종양(암) 조직에만 방사선을 집중시켜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게 한다. 이 밖에도 최첨단 MRI정비인 3T MRI는 물론 관상동맥 재계통 시술 및 부정맥 치료에 있어 정확한 영상을 보여주는 관상동맥 조영 촬영 장치(Biplane Angiography System)를 갖추고 있다. 선형가속기 LINAC (Linear Accelerator)은 전자를 가속해 고 에너지의 방사선을 방출해 인체 내부에 위치한 종양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악성종양이 주치료 대상이다. ◇‘구강악안면외과, 귀코목센터 등 진료과목 주력’ 대전선병원은 최근들어 첨단의료장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두개골 안 뇌혈관에 혈액이 흐르는 것을 직접 관찰하는 장비인 뇌혈류 진단기-TCD와 함께 뇌졸중 예방에 필수적인 검사로 꼽히는 경동맥 초음파 진단기를 도입했다. 이는 초음파를 사용하면서 안전한 반복 검사가 가능한 장비이기도 하다. PET-CT는 한 번의 검사로 암의 조기진단부터 재발 확인까지 모두 진단가능한 장비다. 선병원은 특히 선치과병원을 개원, 일일 외래환자 500여 명의 대형병원으로 성장했다. 이중 구강(입)과 악(턱), 안면(얼굴)을 전문으로 다루는 구강악안면외과가 주요 진료과목으로 손꼽힌다. 미용적인 수술이기도 한 양악수술은 부정교합, 안면비대칭등과 같은 기능적인 면도 갖고있어 치과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고난이도 수술 성공률로 인정받고 있는 귀코목센터도 대전선병원이 주력하고 있는 진료과목 중 하나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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